어노인팅 | ANOINTING
아티클
Column

어노인팅 메인건반,
권예은

이번주 블로그에서는 어노인팅에서 아름다운 연주로 섬기고 있는 권예은 자매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예은 자매님의 연주만큼이나 다채롭고 깊은 삶과 사역 이야기 함께 만나볼까요?

Q. 안녕하세요! 블로그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어노인팅에서 메인건반을 연주하고 있는 권예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A. 특별할 거 없이 무난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예배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2-3주 정도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일상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캠프 후반 녹음이 기다리고 있구요.

Q. 음반 작업 소식이라니, 많은 분들이 반가워할 소식이네요. 예배캠프 어땠나요?

A.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하는 예배캠프라 무척 기대됐는데, 기대만큼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했던 지난 대면 캠프에서는 강의도 해야 하고, 예배도 준비해야 해서 아무래도 신경 쓰이고, 긴장될 요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다른 프로그램없이 온전히 예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대면으로 같이 예배드린 것도 너무 좋았고요.

Q. 맞아요. 오랜만의 대면 캠프라 참가자들도 멤버들도 더 행복해했던 것 같아요. 예은 님도 팀 안에 있으면서 코로나도 겪고, 대면 예배, 비대면 예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군요?

A. 네. 제가 벌써 팀에 들어와서 훈련받고 사역을 시작한 지 7년째 더라고요.

Q. 신입 훈련을 같이 받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7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예은 님은 어떻게 어노인팅 사역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A. 우연히 sns에서 어노인팅 멤버 오디션 공고를 발견했어요. 원래부터 찬양사역에 관심이 있었어서 지원을 하려고 지원서를 작성하는데 지원서에 제자 훈련이든, 음악적인 것이든 경력을 쓰는 란이 있었는데 제가 쓸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빈칸인 이력서를 보면서 어노인팅 같은 큰 사역단체에서 이런 나를 뽑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일단 지원하는 거에 의미를 두고 이메일을 보냈는데, 이렇게 사역을 하게되어 감사한 마음이에요.

Q. 언제부터 피아노를 치셨나요?

A.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했어요. 교회 반주자가 공석이 된다든지, 누가 부탁을 한다든지 교회에서 반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생겼고 그러면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에 흥미를 붙이게 되었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나를 이끄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그렇다 보니 연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데 쓰임 받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교회 반주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해오긴 했는데, 어노인팅에서 건반을 연주하는 건 또 다르더라구요.

Q. 어떤 점이 달랐을까요?

A. 교회에서 반주를 할 때는 정해진 예배의 순서에 정해진 곡을 틀리지 않고 잘 연주하는 게 주된 역할이라면, 어노인팅에서 메인건반은 예배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인도자, 예배팀과 함께 흐름과 정서를 끌고 가야한다는 점이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 어떤 곡을 그냥 연주하는 것과 예배적인 연주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예배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어요. 사역하기 이전에 내가 연주해왔던 것들과 많이 달랐고, 예배곡에 내 감정을 담고 연주적인 요소로 표현한다는 것이 낯설었고 어려웠어요. 사역 초반엔 이런 예배적인 연주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Q. 그런 고민이 있으셨군요. 아무래도 음악으로 사역을 하는 팀이다 보니 기능적인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죠. 그런 고민들을 어떻게 풀어오셨나요?

A. 이런 고민을 완전히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런 고민을 가지고 어떻게 사역을 해나갈 것인지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팀에서 매년 연말에 위탁 면담이 있는데 그 때마다 저를 많이 돌아보게 되거든요. 1년을 돌아보면서 저의 부족한 점도 많이 발견하게 되고… 그런데 그 때마다 왠지 내가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더 노력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었던 것에는, 내가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되고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게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처음 시작했을 때로부터 1년씩 돌아보면 조금씩 조금씩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엄청난 목표를 세워두기 보다 조금씩 성장하는 나를 믿어주면서 계속 노력해온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고민을 함께해 주고, 제 연주를 펼칠 수 있도록 지지해 준 어노인팅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Q. 맞아요. 스스로 믿어주는 힘과 나를 지지해 주는 공동체의 격려 사이의 밸런스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팀에서 사역을 하면서 이런 건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것 있나요?

A. 아무래도 예배사역팀이다보니까 쉬지 않고 계속 예배 안에 들어와있고, 예배를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코로나 때 특히 그런 걸 많이 느꼈어요. 또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정말 다양한 멤버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관계적인 면으로도 많이 배웠고, 삶으로도 사역으로도 이미 많은 것을 경험한 인생의 선배 같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ㅎㅎ 정말 많이 배우게 돼요. 만약 팀에서 이런 관계적인 만족이 없었으면 팀을 이렇게 오래 할 순 없었을 것 같아요.

Q. 예은님은 예배팀으로 섬길 뿐만 아니라 온라인 클래스의 강사로도 섬기고 계시잖아요. 온라인 클래스를 하면서 느끼는 점들도 있을 것 같아요.

A. 네, 건반 과정 강사로 섬기고 있는데요. 사실 '건반 온라인 클래스' 같은 경우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으로 예배 학교를 못하게 되면서 새롭게 시작하게 된 과정이었는데, 그게 건반을 치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이전에도 예배캠프에서 단기적으로 건반 과정 강의를 한적은 있지만 아무래도 대규모다 보니까 강의를 들으면서 참가자 분들이 연주를 못해본다는 게 강의를 하면서도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온라인으로 하면서 이런 부분들이 충족되더라고요. 음색도 더 생생하게 들을 수 있고, 조작하는 것도 확대해서 잘 볼 수 있고, 직접 집에서 건반을 치면서 들을 수도 있구요.

Q. 어쩐지 얘기하다 보니 건반 온라인 클래스 홍보처럼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A. 그렇네요. 마침 곧 온라인 클래스 가을학기가 오픈 예정이라. 근데 정말 예배팀에서 건반으로 섬기는 분들에게 좋은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건반으로 섬기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까 참가자들에게 공감도 많이 되고요. 사실 악기로 섬기는 분들 중에 '나는 연주를 하는 사람인가, 예배자인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기능적으로만 소모된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구요. 실시간 강의나 조 모임 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강사도 참가자도 서로 위로를 받게 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교회에서 묵묵히 악기로 섬기고 있는 많은 분들 힘내세요.

Q. 유튜브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채널인가요?

A. 아무래도 예배사역을 하고 있다 보니까 교회 예배팀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CCM 연주나, 어노인팅 앨범에 수록된 곡을 건반이 어떻게 쳤는지 잘 볼 수 있는 'How to play', 어노인팅 목요예배 중 건반 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부분들만 클립으로 따서 올리고 있기도 하구요.

Q. 그중에서도 재밌는 콘텐츠가 하나 있던데요? 목요모임 브이로그가 있더라구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어노인팅 멤버들의 일상이 담겨있어서 좋았어요. 편집도 재밌었구요.

A. 보셨군요. 처음에는 건반 연주자는 어떤 루틴으로 예배를 섬기는지 담아내보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목요일 하루 전체를 찍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멤버들이 카메라 앞에서 너무 재밌게 해주셔서 어쩌다 보니 개그 콘텐츠가 되었어요. 브이로그는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편은 어노인팅 멤버들이 목요일을 어떻게 보내는지 볼 수 있고, 2편에서는 메인건반 연주자의 리허설을 담고 있어요.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보여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Q. 예은 님이 요새 자주 듣는 찬양이 있다면?

A. <나의 예배를 받으소서>라는 찬양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찬양은 저에게 결국 나는 어떤 상황에도 주님을 선택하겠다는 결단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내 삶을 구석구석까지도 다 살피시고, 그런 제 삶을 응원해 주시고, 또 나의 길을 주님께로 나아가는 생명의 길로 인도해 주신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해요. 힘들고 어려울 때도 나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이 항상 나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로 다가올 때가 많이 있는데, 그런 분을 어떻게 믿고 따르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그래서 저는 어려움이 찾아오는 순간마다 결국에는 주님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가겠다고 고백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어느새 마지막 질문이네요, 예은 님에게 어노인팅이란?

A. 과연 어떤 단어가 팀의 의미를 잘 담아낼 수 있을까 많이 고민을 하다가 ‘버팀목’이라는 단어가 생각났어요. 누군가 한 사람만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공동체인 것 같아요. 버팀목처럼 든든하게 옆에 서서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해 주고, 또 서로의 삶을 응원해 주면서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 같은 느낌이에요. 사역하면서 사람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참 감사해요.


  • * 블로그 글의 무단 재편집, 기사화를 금합니다.

2022.10.12

인터뷰. 편집 강은별
사진. 오병환(@saramsazin)